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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권 침해, 몰디브 ‘리티 라 리조트’ 의 분위기를 망치다

13.11.14 Fe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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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5일 IUF 웹 게시

‘커즈너 인터내셔널 홀딩스’가 몰디브에서 운영하는 특급 휴양시설 ‘원앤온리 리티 라 리조트’의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은 사측이 노조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법원의 결정을 이행하지 않고 노조를 탄압하는 데 맞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투쟁을 6년간 지속해왔다.

리조트의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저임금, 부패한 운영, 임의 발령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사측이 새로운 고용법을 적용하지 않자 2008년 몰디브관광노조(TEAM)에 가입하고, 사측에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사측은 노조와 대화를 거부하고 조합원들에게 위협과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크게 분노한 조합원들은 2008년 11월 28일 항의의 표시로 작업을 중단했다. 사측은 여전히 노동자들의 요구를 듣지 않았고, 파업 3일째에 리조트가 있는 섬으로 경찰병력을 요청했다. 경찰은 곤봉과 최루탄을 동원해 노동자들의 평화시위를 무력으로 해산하고, 노조 간부와 조합원 13명을 무차별적으로 체포해 섬 밖으로 연행했다.

이후 사측은 노조 위원장을 포함해 연행됐던 13명을 해고하고, 노조 해체를 시도했다. 2009년 6월, 몰디브의 고용법원(한국의 노동위원회와 비슷한 역할을 함)은 이들의 해고가 부당하고 불법임을 인정하고 사측에 복직과 체불임금 지급을 명령했다. 사측은 고용법원의 결정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고용법원이 회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2011년 9월 복직 명령을 재차 통보했으나, 사측은 또다시 이를 무시했다. 2012년 9월 고용법원은 사측이 명령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재산이 압류될 수 있다고 통지했다.

ReethiRah
<사진> 2014년 1월 리티 라 리조트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고충을 알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작업을 중단했다. 4월에는 2008년에 해고된 조합원들의 복직을 요구하는 서명에 노동자 302명이 참여했다.

2013년 마침내 사측이 고용법원의 지시에 따라 체불 임금을 지급했으나, 복직은 또다시 거부했다. 올해 1월 노동자 수백 명이 또다시 임금과 차별, 숙소시설을 비롯한 여러 요구사항을 내세우며 파업을 벌였다. 노동자들의 요구는 2008년 노조 설립으로 이어졌던 문제제기와 같은 내용이었다. 이번에도 사측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경찰을 불러 시위를 해산했다.

올해 4월에는 리티 라 리조트 노동자 302명이 해고 조합원들의 복직을 요구하는 서명에 참여했다. 원앤온리는 회사의 핵심 가치로 “고객의 기분을 날아오르게”를 내세우고 있지만, 사측은 몰디브에서 법을 ‘날려 버리는 데’ 더 열중하는 듯 하다. 노동자들과 노조는 ‘날려 버려지기’를 거부하며 노동기본권 보장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TEAM은 국제식품연맹(IUF)의 지원을 받아 이 사안을 국제노동기구 ‘결사의 자유 위원회’에 제소했다. 제소는 공식적으로 정부를 상대로 한 것이지만, ‘원앤온리 사건’으로 알려지게 될 것이다.

커즈너 인터내셔널은 ‘선 인터내셔널’의 창업자인 남아프리카 출신의 호텔계 거물 솔 커즈너가 설립했고, 바하마와 두바이, 모리셔스, 멕시코, 케이프타운 등지에서 ‘원앤온리’와 ‘아틀란티스’ 브랜드로 특급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초 두바이 국부펀드인 ‘두바이투자공사’가 지분을 늘리면서 커즈너는 대표직과 경영권을 양도해야 했다. 커즈너 인터내셔널은 공식적으로 바하마에 사업자 등록이 되어 있으며, 복잡한 구조를 통해 해외 자회사를 운영(세무 당국을 ‘날려버리기’ 위해서일까?)하고 있다. 또한 ‘블랙스톤’(세계 최대 사모펀드회사)의 자문을 받아왔고, ‘골드만 삭스’와 ‘콜로니 캐피탈’이 지분을 갖고 있으며, 곡예를 부리듯 부채와 자산을 끊임없이 굴리고 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고 남아있는 것은 사측이 법을 기만하고 노동기본권을 유린한 기록들, 그리고 자신의 권리를 쟁취하겠다는 리티 라 리조트 노동자들의 투지다.